돌고래 안목이 구조
- 돌고래 안목이 구조


강릉 앞바다에서 지난해부터 홀로 생활해 온 남방큰돌고래 ‘안목이’가 긴급 구조됐다. 선박과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항구 안까지 접근하던 안목이는 선박 프로펠러에 반복적으로 가까이 다가가면서 몸 곳곳에 상처를 입었고, 결국 전문가들은 생존을 위해 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안목이는 지난해 여름부터 강원 강릉항 인근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배가 출항하면 뒤따라 헤엄치고 항구 안까지 들어오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강릉항의 옛 지명인 ‘안목’을 따서 안목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안목이는 강릉 인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고래가 아니었다. 제주 연안 등 비교적 따뜻한 바다에서 주로 관찰되는 남방큰돌고래였기 때문이다. 더욱 특이한 점은 무리 생활을 하는 돌고래와 달리 안목이가 홀로 동해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목이를 사람과 가까운 관계를 형성한 이른바 ‘솔리터리 소셔블 돌핀(Solitary Sociable Dolphin)’ 유형으로 분석했다. 야생성을 유지하면서도 인간과 선박에 대한 경계심이 크게 낮아진 희귀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사람과 선박을 지나치게 가까이 따라다니는 안목이의 행동이었다. 특히 선박의 프로펠러 주변으로 접근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부상 위험이 커졌다. 실제로 안목이는 몸 곳곳에 상처가 발견됐으며, 지난 6월에는 옆구리 살점이 크게 뜯겨 나갈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부상을 입고도 선박 주변을 계속 오가는 행동을 보이면서 전문가들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선박과의 충돌은 안목이에게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고, 반대로 돌고래의 돌발 행동이 선박 운항자나 주변 사람에게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결국 해양수산부와 관계 기관, 전문가들은 안목이를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안목이 구조는 지난달 15일 강릉항 내 통제구역에서 진행됐다.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과 전문가들이 구조에 참여했고, 대형 그물과 크레인, 잠수팀 등 다양한 장비가 투입됐다. 돌고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구조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위험이 될 수 있다.



구조팀은 안목이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안전하게 포획하는 데 집중했다. 포획된 안목이는 무진동 운송차량을 이용해 약 330km 떨어진 울산으로 이송됐다. 장거리 이동 과정에서도 돌고래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했으며, 마침내 울산의 전용 치료 수조로 무사히 옮겨졌다.


현재 안목이는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정밀 진단과 치료를 받고 있다. 우선 부상 부위를 회복하고 체력을 되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관심은 치료 이후 안목이가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쏠린다. 단순히 상처가 아물었다는 이유만으로 방류할 수는 없다.



스스로 먹이를 확보할 수 있는지, 정상적으로 잠수하고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지, 선박과 사람을 피하는 등 야생에서 생존할 수 있는 행동을 회복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전문가 자문을 거쳐 야생성이 충분히 회복됐다고 판단될 경우 자연 방류가 추진될 예정이다. 반대로 야생으로 돌아가는 것이 안목이의 생존에 더 큰 위험이 될 경우에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사람에게 친숙한 돌고래의 모습은 반가울 수 있지만, 선박과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지면 오히려 치명적인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선박 운항이 잦은 연안에서는 돌고래와 선박의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예방책도 중요하다. 사고가 발생한 뒤 구조하고 치료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강릉 앞바다에서 홀로 살아남기 위해 버텨온 안목이는 이제 육지에서 회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치료를 마친 뒤 다시 넓은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지, 혹은 또 다른 보호가 필요한 상황인지 앞으로의 건강 상태와 야생성 평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