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보석 인용 판사
- 명태균 보석 인용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다. 항소심 재판부가 보석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명 씨는 구속 상태에서 벗어나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24일 명 씨가 신청한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석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법원은 보석을 허가하면서 여러 조건을 부과했다. 명 씨는 사건 관계자와 접촉해서는 안 되며 언론 인터뷰도 금지된다. 재판부가 정한 소환 일시와 장소에도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또 출국하거나 3일 이상 여행할 경우에는 사전에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조건도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 측은 보석 보증서 등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는 대로 석방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명 씨는 이르면 25일 오전 석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명 씨 측은 지난 20일 보석심문에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명 씨 측은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무죄추정 원칙과 불구속 재판 원칙에 따라 항소심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명 씨의 증거인멸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부산고법에서 진행 중인 별도 사건의 1심에서 명 씨가 처남에게 휴대전화를 은닉한 사실이 유죄로 인정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결국 보석을 허가했다.



명 씨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모두 58차례, 약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전체 58회의 여론조사 가운데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조사 결과를 직접 전달한 14회에 대해서만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조사에 대해서는 사전에 무상 제공을 합의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이에 따라 명 씨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구속됐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는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3600원이 선고됐다.


이번 보석 인용으로 명 씨는 항소심에서 불구속 상태로 자신의 혐의를 다투게 됐다. 보석은 유죄 판결을 뒤집거나 형 집행을 면제하는 결정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구속 상태에서 풀어주는 절차인 만큼 향후 항소심 판단과는 별개의 문제다.


명 씨를 둘러싼 법적 판단은 사건별로 엇갈리고 있다. 창원지법에서 진행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 대가 정치자금 의혹 사건에서는 명 씨와 김 전 의원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명 씨가 김 전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서 총괄본부장으로 근무한 사실 등을 인정하면서 오간 금품을 급여나 채무 변제 성격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주장한 공천 대가성 정치자금으로 단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였다. 반면 이번 무상 여론조사 사건에서는 일부 여론조사 제공이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판단돼 명 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명 씨가 보석으로 석방되면서 향후 항소심에서는 1심의 유죄 판단을 둘러싼 법리 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58회의 여론조사 가운데 유죄로 인정된 14회의 제공 경위와 정치자금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 씨 측이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한 만큼 항소심에서는 여론조사 제공과 대가성, 정치자금의 법적 성격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보석 결정은 명 씨가 구속된 지 약 한 달여 만에 내려졌다. 다만 사건 관계자 접촉과 언론 인터뷰 등이 금지된 만큼 석방 이후에도 법원이 정한 조건을 준수하면서 항소심 재판에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