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구희 별세
- 최구희 별세



밴드 들국화의 전 멤버이자 기타리스트 최구희(본명 최동희)가 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67세다. 고인의 별세 소식은 지난 16일 사망한 사실이 24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전해졌다. 생전 고인과 가까이 지낸 ‘제주어 가수’ 양정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구희가 위암으로 투병해 왔다고 밝혔다.



수술까지 받았지만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면서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는 제주에서 엄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원은 고인을 자유분방한 음악을 추구했던 뛰어난 기타리스트로 회고했다. 기타를 통해 자연의 소리를 손끝으로 표현할 만큼 독창적인 연주를 선보였으며, 가야금과 거문고 등 국악기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최구희는 주찬권·이환규와 함께 밴드 믿음소망사랑에서 활동했으며, 이후 양운박·안윤재·조순용과 함께 괴짜들에서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다양한 밴드에서 연주 경험을 쌓으며 자신만의 기타 연주 세계를 구축했다.



들국화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5년이다. 당시 들국화 1집 녹음에 세션 연주자로 참여했고, 이듬해 발표된 2집 ‘들국화 Ⅱ’에서는 정식 멤버로 함께했다. 특히 2집 수록곡 ‘너랑 나랑’과 ‘조용한 마음’을 직접 작사·작곡하며 기타 연주뿐 아니라 작곡가로서도 역량을 보여줬다.


들국화 활동 이후에도 최구희는 음악을 놓지 않았다. 1989년 ‘내 친구야’를 발표한 데 이어 2009년에는 ‘볼륨 원(Volume One) - 산들바람’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한라에서 백두까지’를 발표하며 비교적 최근까지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볼륨 원(Volume One) - 산들바람’은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녹음된 작품으로 알려졌으며, 대중적인 활동보다는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꾸준히 탐구했던 고인의 면모를 보여주는 앨범으로 꼽힌다.



제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자연과 음악을 접목한 작업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화려한 대중적 명성보다 자유로운 연주와 음악적 실험을 중시했던 만큼 동료 음악인들은 최구희를 독특한 감성과 뛰어난 기량을 갖춘 기타리스트로 기억하고 있다.



최구희의 별세로 들국화의 역사에도 또 한 명의 이름이 추모의 대상으로 남게 됐다. 1980년대를 대표했던 들국화는 한국 록 음악의 흐름을 바꾼 밴드로 평가받지만, 주요 멤버들의 잇따른 별세로 팬들의 안타까움이 이어지고 있다.



키보디스트 허성욱은 1997년 캐나다에서 교통사고로 3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드럼을 맡았던 주찬권은 2013년 갑작스럽게 별세했으며, 원년 기타리스트 조덕환도 2016년 십이지장암 투병 끝에 향년 63세로 세상을 떠났다.


현재 전인권은 전인권밴드를 이끌며 공연과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성원 역시 제주에 정착해 음악 작업과 방송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손진태 또한 세션맨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음악적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원은 고인의 별세 소식에 “구희가 소풍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네”라며 애도했고, 양정원 역시 고인을 추모하며 오랜 시간 음악을 위해 살아온 삶을 기렸다. 한국 록 음악의 한 시대를 함께했던 기타리스트 최구희. 자유로운 음악과 독창적인 기타 연주로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고인의 음악은 이제 음반과 팬들의 기억 속에서 계속 이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