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국회 침투 징역 12년
- 김현태 국회 침투 징역 12년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출동시킨 군인들에 대한 첫 1심 선고가 27일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7-2부는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군인 7명에 대한 선고에서 김현태 전 육군특수전사령부 제707특수임무단장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국회 봉쇄 명령을 내린 이상현 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은 징역 10년, 정치인 체포조 운영에 관여한 김대우 전 방첩사령부 수사단장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중앙선관위 봉쇄에 가담한 정성욱·김봉규 전 정보사 대령에게는 각각 징역 7년이 선고됐다. 반면 박헌수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과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국가 안전보장이라는 군인의 의무를 저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용돼야 할 군사력을 개인과 특정 세력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군 관계자들에게 내려진 첫 본격적인 1심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현태 전 단장 등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병력을 이끌고 국회로 출동해 국회 내부와 주변을 봉쇄하는 작전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이상현 전 제1공수특전여단장,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 김봉규 전 중앙신문단장, 정성욱 전 100여단 2사업단장, 박헌수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이다.


특검은 이들이 각자의 지휘 체계 안에서 비상계엄 작전에 참여해 헌법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제한하려 했다고 보고 중형을 구형했다. 김 전 단장에게는 징역 18년, 이상현 전 여단장에게는 징역 15년이 구형됐으며, 나머지 피고인들에게도 각각 징역 10년에서 12년이 구형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군 간부들이 당시 상급자의 지시를 단순히 수행한 것인지, 아니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작전임을 인식한 상태에서 내란의 중요 임무를 수행했는지 여부다.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향후 12·3 비상계엄 관련 다른 군 관계자들의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군인의 지휘·복종 관계를 강조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전 단장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군인들을 절대로 희생양으로 몰아선 안 된다”며 “억울한 군인들의 명예를 회복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그러나 특검 측은 김 전 단장이 당시 국회 진입 작전을 지휘하면서 헌법기관의 권능 행사를 제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707특수임무단 병력 약 190여 명의 국회 투입과 국회의사당·의원회관 봉쇄, 내부 진입 시도 등을 둘러싼 구체적인 지시와 인식 여부가 재판 과정의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김 전 단장은 당시 실탄이 아닌 공포탄을 휴대했고 케이블타이는 문을 봉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반면 수사기관과 특검은 작전의 전체적인 목적과 실제 병력 운용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전 단장은 비상계엄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회 봉쇄와 내부 진입 관련 지시가 자신의 판단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부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국회와 헌법재판소, 형사재판 과정에서 일부 진술 내용이 달라지면서 증언 번복 논란도 이어졌다.


특히 국회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촬영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장면을 두고 김 전 단장이 ‘연출’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이에 안 부대변인 측은 해당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김 전 단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군 징계 절차를 거쳐 파면 처분을 받았다. 파면은 군 징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수준으로 군인 신분을 박탈하는 조치다. 다만 군 내부 징계와 별개로 형사재판에서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의 성립 여부와 개인별 책임 정도가 별도로 판단된다.





이번 1심 선고에서는 김 전 단장을 비롯한 군 간부들이 당시 국회 봉쇄 작전에 어느 정도까지 관여했는지, 상급자의 명령을 수행한 군인이라는 주장과 헌정질서 파괴 행위에 적극 가담했다는 특검의 주장이 어떻게 판단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특히 특검이 김 전 단장에게 징역 18년의 중형을 구형한 만큼 재판부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인정할지, 인정한다면 어느 수준의 형량을 선고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