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유학생 살해 동포
- 베트남 유학생 살해


부산에서 같은 대학에 다니며 알고 지내던 베트남 국적 여성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베트남 국적 남성이 구속됐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도박 빚을 해결하기 위해 금품을 빼앗으려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28일 부산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엄지아 영장전담 판사는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베트남 국적 2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 필요성을 인정했다.


A씨는 지난 26일 오전 1시 15분께 부산 중구에 있는 베트남 국적 20대 여성 유학생 B씨의 거주지에 침입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가 귀가하기 전 집 안으로 들어가 기다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흉기로 B씨를 위협한 뒤 테이프로 입과 손을 결박하고 현금을 빼앗으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씨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히 A씨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토대로 현관 도어락 비밀번호를 추측해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B씨의 생일 날짜를 비밀번호로 입력했고, 실제 비밀번호와 일치하면서 문이 열렸다는 것이다.


A씨는 범행에 앞서 흉기와 테이프 등 범행에 사용할 물품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우발적인 범행보다는 사전에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두 사람은 부산 사하구의 한 대학 어학원에 다니며 알고 지내던 사이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현재 또는 과거 연인 관계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박으로 빚을 지게 됐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도박 빚은 수천만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경찰은 실제 도박 내역과 채무 규모, 빚이 발생한 경위 등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조사에서는 A씨가 피해자 집에서 실제로 현금이나 물건을 가져간 정황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진술의 신빙성을 비롯해 당초 금품을 노린 범행이었는지,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선택한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사건은 B씨의 지인이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B씨와 만나기로 약속했던 지인이 연락이 닿지 않자 거주지를 찾아갔고, 집 안에서 숨져 있는 B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범행 당일 오후 6시 15분께 부산 사상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손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시신 훼손이나 성범죄 관련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향후 정밀 부검 결과와 디지털 분석, 도박 관련 자료 등을 종합해 정확한 범행 동기와 준비 과정, 범행 전후 행적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진술과 객관적인 증거를 대조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추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국적의 유학생 사이에서 벌어진 강도살인 사건에 피의자의 계획범행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사건의 전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