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숙 대동강 맥주 사기
- 양경숙 대동강 맥주 사기


과거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 사기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라디오21 편성본부장 출신 양경숙씨가 북한 대동강 맥주 판매와 마스크 지원 사업을 내세워 거액의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또다시 실형을 확정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양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확정했다. 양씨는 이른바 ‘장마당 프로젝트’를 내세워 투자자들을 모집한 뒤 수십억 원의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던 시기에 벌어졌다. 양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북한의 대표적인 맥주인 대동강 맥주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마스크를 구매해 북한 동포들에게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양씨가 내세운 사업은 북한 주민 지원과 수익 사업을 결합한 ‘장마당 프로젝트’였다. 양씨는 피해자들에게 통일부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았다는 취지의 설명과 함께 마스크 유통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하며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마스크 1장당 일정 수준의 마진을 보장하고 최소 수익도 보장하겠다는 식의 설명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말을 믿은 피해자들은 사업의 수익성과 북한 지원이라는 명분을 믿고 투자금을 건넸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실제 사업에는 뚜렷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피해자 7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모두 33억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이 투자한 돈은 당초 설명했던 대동강 맥주 판매나 북한 주민 지원 사업에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기관은 양씨가 받은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이른바 ‘돌려막기’에 사용했다고 봤다. 또 개인적인 카드 대금을 변제하거나 가상화폐 구매 등에 사용한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해당 사업의 실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양씨의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양씨가 과거에도 사기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유사한 방식의 범행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사가 시작된 이후 해외로 도주했다가 중국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검거된 점과 피해 회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도 양형에 불리한 요소로 고려됐다.


1심 법원은 지난해 11월 양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규모가 30억 원을 넘는 데다 범행 수법과 과거 전력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후 항소심에서는 피해자 가운데 일부와 합의한 사정 등이 참작됐다. 2심 재판부는 1심의 유죄 판단은 유지하면서 형량을 징역 5년으로 낮췄다.


양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양씨의 징역 5년형은 최종 확정됐다. 그간 범죄 이력을 봤을 때 생각보다 낮은 형량에 피해자들과 일반 국민들은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양씨는 과거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했던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 사기 사건으로도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지원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듬해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이후에도 별도의 사문서위조 사건으로 기소돼 2015년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공천을 둘러싼 사기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남북 경협과 인도적 지원 사업을 내세운 거액 사기 사건으로 다시 실형이 확정되면서 양경숙씨의 반복된 범죄 전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북한 주민 지원이라는 명분과 코로나19 당시 마스크 수요를 결합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으려 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대동강 맥주·장마당 프로젝트’ 사기 사건은 징역 5년 확정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피해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들의 경제적·정신적 피해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