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평 보상금 행방
- 이웅평 보상금 행방


미그(MiG) 전투기를 몰고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이웅평의 파란만장한 삶이 다시 조명된다. 특히 귀순 당시 지급받은 15억6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보상금이 이후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3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기수를 자유로 돌려라!-북에서 온 이웅평’ 편이 방송된다. 가수 청하, 온앤오프 효진, 배우 윤유선이 리스너로 출연해 이웅평의 귀순부터 대한민국에서의 삶까지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되짚는다.


1954년 9월 28일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난 이웅평은 북한 공군에서 복무한 전투기 조종사였다. 1983년 2월 25일, 당시 29세였던 이웅평은 미그-19 전투기를 몰고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귀순했다.


전투기를 이용한 귀순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전국에는 실제 경계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군 당국도 긴급 대응에 나섰고, 이웅평이 몰고 온 미그기는 한국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엘리트 군인이자 전투기 조종사가 직접 전투기를 몰고 귀순했다는 점에서 이웅평의 귀순은 당시 한국 사회에 큰 충격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귀순 이후 이웅평은 대중에게 이른바 ‘반공 아이돌’로 불리며 각종 행사와 강연에 등장했다. 한 해에만 900회가 넘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대통령보다 바쁜 사람’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웅평의 귀순이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막대한 보상금이었다. 당시 이웅평은 귀순에 대한 보상으로 15억6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기준으로 고급 아파트 약 78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이었다.


현재의 화폐 가치와 단순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당시에는 엄청난 액수였다. 단순히 귀순한 북한 군인을 넘어 사회적 관심의 중심에 섰던 이웅평에게 지급된 거액의 보상금은 상당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웅평의 삶에서 보상금이 차지했던 의미와 실제 행방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꼬꼬무’에서는 바로 이 보상금이 이후 어디로 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웅평이 북한을 떠나기로 결심한 과정도 주목할 만하다. 이웅평은 해변에 떠내려온 빈 라면 봉지를 보고 북한 사회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힌 바 있다. 라면 봉지에 적힌 ‘변질이나 훼손된 제품은 교환해 준다’는 문구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북한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소비자의 권리와 상품 교환에 대한 문구를 접하면서 자신이 살고 있던 사회와 대한민국의 생활환경을 비교하게 됐다는 것이다. 평범한 라면 봉지 하나가 북한 체제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고, 결국 전투기를 몰고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향하는 결심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이웅평의 귀순 이야기는 오랜 시간 회자됐다.


이웅평의 대한민국 생활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번 방송에서는 아내 박선영씨가 직접 출연해 두 사람의 신혼 생활과 당시 겪었던 일을 털어놓는다. 박선영씨는 안전 문제로 신혼 생활을 공군 관사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어느 날 집 안에서 길게 연결된 도청장치를 발견했고, 이후 국가기관의 감시와 도청이 이어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선영씨는 이에 항의하며 이혼을 선언하고 상부와 대치했던 경험도 털어놓을 예정이다. 귀순 영웅으로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던 이웅평의 삶 뒤편에서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또 다른 현실이 공개되는 셈이다.


이웅평은 귀순 이후 대한민국 공군에 편입돼 복무를 이어갔다. 하지만 건강 문제도 겪었다. 젊은 나이에 간경화를 앓았으며 이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2년 5월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7세였다.


전투기를 몰고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왔던 이웅평은 귀순 이후 유명인에 가까운 삶을 살았지만, 한편으로는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 건강 문제 속에서 자신의 삶을 이어가야 했다.


이번 ‘꼬꼬무’에서는 이웅평이 간질환을 앓은 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과정과 함께 생전 받은 15억6000만원의 보상금이 어떤 경로를 거쳐 뜻밖의 곳으로 향했는지도 공개한다.


1983년 미그기 귀순으로 대한민국 현대사에 강렬한 흔적을 남긴 이웅평. 거액의 보상금과 ‘반공 아이돌’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가려졌던 인간 이웅평의 삶이 40여 년 만에 다시 조명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기수를 자유로 돌려라!-북에서 온 이웅평’ 편은 3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