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고발사건
- 김승원 고발사건


경찰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접수된 고발 사건을 이르면 7일 배당할 전망이다. 고범석 신임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김 후보자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해 관할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날 사건을 배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 청장은 사건이 배당되면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김 후보자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알선수뢰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같은 날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도 김 후보자와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직권남용과 청탁금지법 위반,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논란의 핵심은 2021년 김 후보자가 당시 국회의원 신분으로 브로커 양모씨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업체 측의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한 요청을 받고 식약처에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는 의혹이다.


양씨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업체인 제넨셀 측의 부탁을 김 후보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후보자가 당시 식약처장이던 김강립 전 처장에게 해당 치료제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과 관련해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김 후보자 측과 관련된 기존 수사에서는 실제 금품이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씨 등이 500만원을 전달하려 했지만 김 후보자의 후원금 계좌 한도가 차 있어 실제 후원금이 입금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한 뒤 2024년 12월 김 후보자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청탁이나 금품 제공과 관련한 행위가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의혹이 다시 불거진 데에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씨의 통화 녹취가 영향을 미쳤다.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2021년 10월 12일 양씨는 신약 임상시험과 관련해 식약처 담당자 단계에서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김 후보자에게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직접 챙겨보라고 내가 얘기 한번 해볼게”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공개됐다.


이어 김 후보자는 임상시험 관련 절차를 빨리 진행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당시 식약처장에게 직접 챙겨봐 달라고 요청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같은 날 이어진 통화에서는 김 후보자가 양씨에게 식약처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고, 확인한 뒤 보고를 받기로 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는 내용도 공개됐다.


한 의원은 김강립 전 식약처장 비서가 실무 담당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해당 문자에는 김 후보자가 별도로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과 함께 식약처장이 관련 사안을 챙겨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이를 근거로 김 후보자의 요청이 식약처장에게 전달된 데 이어 실무진에게까지 전달된 정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녹취와 문자 내용만으로 김 후보자의 요청이 실제 임상시험 승인이나 행정 처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심사 과정에서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 통상적인 민원 전달 범위를 넘어선 영향력 행사가 있었는지는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경찰 수사의 또 다른 쟁점은 검찰이 이미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사건을 다시 수사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여러 사정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처분이다.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거나 기존 수사에서 확인하지 못한 중요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추가적인 수사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설명이다.


경찰 역시 재수사가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고범석 서울청장은 서울청 차원에서도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으며 사건이 배당되면 담당 수사부서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취지로 밝혔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경찰이 기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느냐다. 특히 김 후보자가 실제로 식약처의 업무 처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임상시험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압박했는지, 그 과정에서 금품이나 후원금 약속과 직무상 행위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었는지 등이 주요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국회의원이 민원을 전달하거나 정부기관에 행정 진행 상황을 문의한 것 자체만으로 곧바로 범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청탁금지법이나 알선수뢰 등 혐의를 적용하려면 구체적인 행위와 직무 관련성, 대가관계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



따라서 경찰은 공개된 녹취와 문자뿐 아니라 당시 식약처의 실제 업무 처리 과정과 관련자 진술, 김 후보자와 브로커 사이의 관계 및 금품 제공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 사건이 실제 재수사로 이어질지는 사건 배당 이후 경찰의 법리 검토와 추가 증거 확보 여부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