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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복 아버지 임종 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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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표대믹 2026. 9. 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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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8
이연복 아버지 임종 중풍

이연복 아버지 임종 중풍

- 이연복 아버지 임종

 

이연복 아버지 임종 

이연복이 9월 8일 밤 9시 방송된 MBC '오늘을 버틴 노래-플레이리스트 109' 최종회에 앉아, 오래 묻어둔 이야기를 꺼냈다. 이석훈과 이준, 딘딘이 진행하는 스튜디오였다. 무대와 마주 앉은 자리에서 요리사는 칼이 아니라 기억을 꺼내 놓았고, 그 기억의 맨 앞에는 아버지가 있었다.

 

이연복의 요리 인생은 아버지의 주방에서 시작됐다. 아버지는 중화요리 주방장이었다. 열세 살 소년이 뜨거운 불과 기름 냄새 사이를 드나들며 처음 칼을 잡은 것도 아버지의 그늘 아래에서였다. 요리를 배웠다기보다, 아버지가 서 있던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으며 자란 셈이었다. 1959년 대만에서 태어난 화교 소년에게 주방은 집이자 학교였다.

 

돌아올 계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연복은 어느 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어정쩡하게 오가지 않으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쉽게 돌아올 계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한국 생활을 완전히 정리했다고 했다. 살던 자리를 접고, 아내와 함께 현해탄을 건넜다. 뒤를 돌아보지 않겠다는 각오였다.그 각오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대가를 요구했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한국에 남은 아버지가 쓰러졌다. 중풍이었다. 한때 큰 주방을 호령하던 사람이 병상에 누웠고, 그 시간이 6년 동안 이어졌다. 바다 건너에서 소식을 듣는 아들과,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세월을 보내는 아버지 사이에 6년이라는 거리가 놓였다.

 

이연복이 두려워하던 순간은 기어이 왔다. 아버지가 별세했다. 부고를 듣고 급히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았다. "못 봤다. 돌아가셨다는 소식 듣고 한국에 들어왔을 때 이미 돌아가셨다"고 했다. 마지막 얼굴을, 마지막 숨을 곁에서 지키지 못했다. 임종은 그렇게 비행기 안 어딘가에서, 아들이 도착하기 전에 지나가 버렸다.

 

눈물도 안 나더라

이연복은 장례를 치르는 내내 이상하리만치 담담했다. "그때는 눈물도 안 나더라"고 돌아봤다. 조문객을 맞고, 절차를 챙기고,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해냈다. 슬픔이 밀려올 자리에 오히려 아무 감정도 들어차지 않았다. 감정이 멈춰 선 사람처럼, 그저 며칠을 견뎠다.

 

무너진 것은 모든 일이 끝난 뒤였다. 이연복은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홀로 누웠다. "저녁에 집에 가서 누워있는데 눈물이 팍 쏟아지더라"고 했다. 아무도 없는 방, 불을 끄고 몸을 뉜 그 순간, 며칠간 나오지 않던 눈물이 한꺼번에 터졌다. 아버지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그제야 실감으로 내려앉았다.

 

밥 한 끼가 진짜 효도라는 것

이연복이 그 밤 이후 얻은 결론은 단순했다. "돈 많이 벌면 효도해야지 하는 게 다 부질없더라"고 했다. 성공한 뒤에 갚겠다는 다짐, 자리를 잡으면 잘해드리겠다는 계획은 아버지의 시간을 붙잡아 주지 못했다. 6년의 투병과 지키지 못한 임종이 그 계획을 무너뜨렸다.

 

이연복이 대신 붙든 것은 훨씬 소박한 문장이었다. "돈이 없어도 부모님 자주 얼굴 보고 밥 한 끼 같이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것이 진짜 효도"라고 했다. 거창한 보답이 아니라 마주 앉은 밥상, 나누는 이야기, 자주 보는 얼굴. 잃고 나서야 손에 잡힌 효도의 실체가 그것이었다.

 

이연복의 회상이 잦아들 무렵, 이석훈과 이준이 무대에 섰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꾸민 듀엣 무대였다. 지켜보던 요리사는 "옛날 생각이 떠오르더라"며 다시 지난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노래가 불러온 것은 열세 살 소년이 드나들던 아버지의 주방, 불 앞에 서 있던 한 사람의 뒷모습이었을 것이다.

 

이연복은 훗날 후각을 잃고도 미각과 손맛으로 요리를 이어 왔고, 지금은 서울 연희동 '목란'의 오너셰프로 불 앞을 지킨다. 냄새를 맡지 못해도 손이 기억하는 맛, 그 손의 기억이 처음 새겨진 곳이 아버지의 주방이었다. 마지막을 지키지 못한 아들은 매일 아버지가 서 있던 자리에 서서, 대신 밥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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