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진 대표 구스타 | 양수진 브로커 김승원
- 양수진 대표


여성 건강용품 기업 구스타를 이끌었던 양수진 대표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이른바 ‘제넨셀 신약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양 대표가 제약·바이오업체 관계자와 나눈 통화에서 김 후보자의 영향력을 과장해 전달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양 대표는 여성 건강과 바이오 분야에서 사업과 연구 활동을 이어온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자본금 5천만원으로 구스타를 설립했으며, ‘이너핑크’ 브랜드를 통해 여성청결제와 손소독제, 여성 위생·관리용품 등을 판매했다.


숭의여대를 졸업한 뒤 경희대학교 생명공학원 한방신소재공학전공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으며 연구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뷰티산업협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2020년에는 경희대에 3천600만원 상당의 손소독제를 기부했다. 2024년에는 시집 《활짝 핀 웃음》을 출간하기도 했다.


양수진 씨는 과거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했던 이력이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양 씨는 유흥주점에서 일한 접객원들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며, 2013년 선고유예형이 확정됐다. 이후 이듬해인 2014년 화장품·의약품 관련 업체 K사를 설립하고 여성 건강 제품을 선보이며 사업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K사는 직원 규모가 10명 안팎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2023년 파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양 씨는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관련 요청을 전달한 인물로 등장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서는 김 후보자와의 친분과 정치권 인맥을 과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제넨셀 대표 강모 씨 역시 양 씨에 대해 “친분을 과시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 씨는 최근 일부 보도에서 스포츠 관련 회사 대표로 소개되면서 과거 유흥주점 운영자에서 사업가, 스포츠 기업 대표로 이어진 이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대표가 정치권 논란의 중심에 선 계기는 제넨셀과의 관계 때문이다. 제넨셀은 제주도 자생식물인 담팔수 추출물을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을 개발하던 바이오기업이다. 양 대표는 제넨셀 창업자인 강모 경희대 교수와 교수·대학원생 관계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후 자신의 회사 구스타와 제넨셀 사이에서도 사업적 관계가 이어졌다.


논란이 된 것은 2021년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 과정이다. 제넨셀은 2021년 9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신청했고, 이후 자료 보완 등을 거쳐 10월 26일 승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양 대표가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승원 후보자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 심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식약처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개된 녹취는 양 대표가 김 후보자와 통화한 내용과 이후 제3자에게 전달한 설명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021년 10월 8일 김 후보자와 양 대표의 통화에서 양 대표가 임상시험 승인 지연과 관련해 “알아봐 달라고 하더라”고 말하자 김 후보자는 “누구한테 알아보면 돼? 처장한테?”라고 되묻는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양 대표가 제약회사 대표 강모 씨에게 전달한 내용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양 대표는 김 후보자가 청와대의 중요 사항을 담당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식약처장과도 통화가 완료됐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월 12일에도 비슷한 정황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양 대표에게 “직접 챙겨보라고 내가 얘기 한번 해볼게”라고 말했지만, 이후 양 대표가 강씨에게 전달한 이야기에서는 청와대, 이른바 BH를 통해 보고서를 올리라고 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문제는 실제 김 후보자와 식약처장 사이의 연락 내용에서는 청와대와 관련한 언급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양 대표가 제3자에게 김 후보자의 영향력을 과장하기 위해 실제 통화보다 부풀린 설명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 대표를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은 구스타가 제넨셀로부터 6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투자를 받은 거래다. 검찰은 해당 투자가 김 후보자에게 신약 임상 승인과 관련한 도움을 요청한 대가로 사전에 약속된 것은 아닌지 의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환사채 인수가 실제 청탁의 대가였는지는 현재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양측의 거래 목적과 시점, 대가성 여부 등은 재판 과정에서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구스타의 이후 경영 상황도 관심을 받고 있다. 구스타는 2021년 자본금을 6억4천만원까지 늘렸지만 이후 재무 상황이 악화했고, 2023년 파산 선고를 받아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자료에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송영길 전 의원 등의 이름도 등장하면서 논란이 정치권 전반으로 번졌다. 다만 이름이 언급됐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사건에 관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송 전 의원은 양 대표를 알지 못한다며 문자 등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한 것은 양 대표가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김 후보자 측 역시 양 대표를 오래 알고 지낸 후배이자 여성 기업인으로 알고 지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제넨셀과 관련해서는 공익적 차원의 민원을 관계기관에 전달했을 뿐 압력을 행사하거나 금품을 받은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현재 확인된 사실은 양 대표가 제넨셀 측의 요청을 김 후보자에게 전달했고, 김 후보자가 식약처 관계자에게 연락했으며 이후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됐다는 시간적 흐름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당한 청탁이나 대가성 거래가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양 대표가 제3자에게 전달한 ‘청와대가 챙긴다’는 취지의 발언이 실제 김 후보자와의 통화 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은 이번 의혹의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양수진 대표를 불법 로비스트나 브로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공개된 녹취와 투자 거래, 임상시험 승인 과정 등을 종합해 실제 영향력 행사나 대가성 청탁이 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관련 의혹은 향후 인사청문회와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추가로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