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일방 제재 반대
- 브릭스 일방 제재 반대


브릭스(BRICS) 회원국들이 중동 지역의 추가 확전을 막기 위해 각국에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둘러싸고 회원국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목하기보다 대화와 외교를 통한 분쟁 해결이라는 공통된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 첫날 회원국들이 공동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선언에서 브릭스 회원국들은 “중동·서아시아에서 긴장이 계속 고조되는 데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각국에 최대한의 자제를 발휘하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피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이번 공동선언은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전쟁을 둘러싼 브릭스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고려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회원국인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가 걸프 지역 분쟁과 관련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는 만큼 특정 국가의 책임을 명시하기보다 확전 방지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브릭스는 국제분쟁을 대화와 협의,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또 주요 국제 현안을 다룰 때 각국의 다양한 관점과 입장을 존중하는 다자주의적 접근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특정 국가나 진영이 국제질서를 일방적으로 주도하기보다 유엔 등 다자기구를 통한 해결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이날 정상회의 연설에서 브릭스가 중동 전쟁의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다른 국가의 주권 침해와 내정간섭에 반대하고 유엔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국제법에 위배되는 일방적 강압 조치를 규탄했습니다. 특히 최근 무역을 왜곡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배치되는 일방적 관세와 비관세 조치가 증가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회원국들은 세계 무역과 공급망, 에너지의 원활한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며 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브릭스 회원국 간 국경 간 결제와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회원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 금융·무역 체계에서 브릭스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핵 문제 역시 공동선언에 포함됐습니다. 회원국들은 핵 위험과 핵 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무력 충돌 상황에서도 핵 안전조치와 안전·안보 원칙이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핵무기 확산이나 핵시설을 둘러싼 충돌이 더 큰 국제적 위기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이번 공동선언은 지난 5월 브릭스 외교장관회의에서 중동 문제 등을 둘러싼 회원국 간 이견으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던 것과 대비됩니다.


당시 이란과 UAE를 비롯한 회원국들의 입장 차이가 공동성명 도출에 걸림돌이 됐지만,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표현 수위를 조정하면서 최소한의 공동입장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브릭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출범한 뒤 이집트·에티오피아·인도네시아·이란·UAE 등이 합류하면서 회원국이 확대됐습니다.


회원국 확대와 함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도 더욱 복잡해졌지만, 이번 공동선언을 통해 중동 전쟁의 확전 방지와 보호무역주의 반대, 다자주의 강화, 핵 위험 억제라는 공통된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중동 전쟁과 무역 갈등이 동시에 고조되는 상황에서 브릭스가 대화와 외교, 다자주의를 앞세워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