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공항 피격 폭격 | 사우디 리야드 공항
- 사우디 공항 피격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이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최소 12명이 숨지고 309명이 다쳤다. 사전 경고 없이 공격이 발생해 방공 경보조차 발령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피해가 커졌다.
이번 사건은 2026년 2월 이란전쟁 개전 이후 교전국이 아닌 주변 아랍국가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 가운데 가장 심각한 사례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의 후티 반군 토벌 작전에 미국이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 전쟁의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현지시간 10일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이 원거리에서 발사된 발사체의 공격을 받아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30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는 사우디 국적자 4명과 방글라데시 국적자 2명이 포함됐다. 미국과 요르단, 팔레스타인, 시리아, 수단, 이집트 국적자도 각각 1명씩 숨진 것으로 발표됐다.


이번 공격은 사전 경고 없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위협 경보 시스템에서도 별도의 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사일이 공항 제3·4터미널이 있는 시설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킹 칼리드 국제공항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주요 관문으로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 운송을 담당하는 핵심 시설이다. 민간 항공시설을 겨냥한 공격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공항 보안과 사우디의 방공 대응 체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티 반군 측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 정치국 위원 무함마드 알 부카이티는 미국 뉴욕타임스를 통해 이번 작전이 예멘의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우디의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후티 측은 예멘의 공항과 항구를 비롯해 결혼식장, 장례식장, 병원, 시장 등 민간 시설이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주장은 후티 반군 측의 입장이며, 공격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독립적인 검증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우디와 후티 반군의 충돌은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예멘에서는 2011년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실각한 뒤 정치적 혼란이 이어졌고, 시아파 계열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은 2014년 수도를 장악했다. 이에 사우디는 이집트 등 중동 국가들과 연합군을 구성해 2015년 3월부터 후티 반군을 겨냥한 공습을 시작했다.


미국은 당시 사우디에 군수 및 정보 지원을 제공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인 2021년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 작전 지원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미국은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과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 등에 대응해 직접 공습을 진행했다.


사우디와 후티 반군의 교전은 최근 다시 격화됐다. 후티 반군은 지난 7월 사우디 도시를 겨냥한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재개했다. 이에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예멘 정부군은 지난 4일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영토를 탈환하기 위한 ‘예멘의 새벽’ 작전 개시를 선언했다.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의 주요 거점을 되찾는 것이 작전의 핵심 목표로 제시됐다.


후티 반군은 이에 대응해 사우디 본토의 공항과 정유시설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지난 6~7일에는 리야드와 아브하 공항 공격으로 3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으며, 8일에는 킹 칼리드 국제공항을 겨냥한 두 차례 공격으로 사우디 항공사 기장 1명을 포함해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사우디의 주요 교통·산업시설이 반복적으로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특히 수도의 국제공항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우디의 군사 대응 수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10일 백악관에서 사우디의 후티 반군 공격에 미국이 참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관련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며 “결정을 내리고 매우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후티 반군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에 추가로 관여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구체적인 작전 참여 방식이나 실행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AP통신은 미국이 직접적인 공습에 나서는 대신 정보 지원 형태로 사우디 작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사우디는 최근 프랑스와 영국, 파키스탄, 이집트 등에 요격 미사일 부족 문제를 호소하고 방공망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전쟁으로 미국 역시 방공 미사일을 상당 부분 소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지원 여력도 변수로 꼽힌다.


사우디 측은 미국에 표적 위치와 작전 계획 등을 포함한 정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개입하느냐에 따라 후티 반군과 사우디의 충돌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킹 칼리드 국제공항은 공격 이후 시설 피해와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쿠웨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 카타르항공 등도 리야드 노선 운항을 잇달아 취소했으며 일부 항공편의 운항 중단은 12일까지 이어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은 민간인의 이동과 물류를 담당하는 핵심 기반시설인 만큼 운영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여행객과 항공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사전 경보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추가 공격에 대비한 방공 체계와 민간시설 보호 대책의 필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사우디와 후티 반군 사이의 지역 분쟁을 넘어 이란전쟁 이후 중동의 안보 불안이 주변 국가로 확산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의 군사적 개입 여부와 사우디의 후속 대응, 후티 반군의 추가 공격 가능성이 향후 긴장 수위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