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숙려캠프 노예부부 | 이숙캠 복싱부부 배영길 유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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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이혼숙려캠프 104회 예고편에 25기 세 번째 부부로 아내 유희정과 남편 배영길이 등장했다. 경남 김해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두 사람은 결혼 35년 차 부부다. 등장과 동시에 화면을 채운 것은 남편의 발언이었다.
배영길은 "이혼하면 안 됩니다. 제 노예가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자로 태어났으면 여자가 할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을 더했다. 아내의 역할을 집안일 전담으로 못 박는 발언이 예고편 앞머리에 그대로 실렸고, 부부를 지칭하는 '노예부부'라는 표현도 여기서 나왔다.



아내가 신청서를 넣은 쪽으로 짐작되는 구도 속에서, 남편은 결혼 유지의 이유를 아내의 노동에 두고 있었다. 두 사람이 왜 이 자리에 앉게 됐는지가 첫 장면에서 드러난 셈이다.



예고편 속 유희정의 하루는 남편의 손짓에 맞춰 움직이는 모습으로 채워졌다. 남편이 손짓을 하면 곧바로 일어나 집안일을 처리했고, 자신의 시간을 따로 두지 못한 채 하루를 보냈다.
남편은 신었던 양말을 바닥에 던졌다. 아내를 향한 배려나 존중이 보이지 않는 행동이 장면마다 반복됐다. 아내가 흘린 땀과 한숨은 화면에서 지워진 채, 자신의 수족으로 부리려는 남편의 태도만 남았다.



성역할을 둘러싼 고정관념과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 안에서, 아내는 자신의 노동에 대한 어떤 보상도 통제권도 쥐지 못했다. 집안의 모든 일을 떠안은 아내의 자리를 남편이 당연하게 여기는 지점이 갈등의 핵심이었다.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지켜본 MC들은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박하선은 "이거 너무 심하다!"라며 가슴을 쳤다. 아내의 처지에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반응이었다. 서장훈은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큰일 난다고요"라며 남편의 사고방식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가부장적 발언이 지금 통용될 수 없다는 점을 짚은 일침이었다. 패널들의 반응은 예고편이 담은 발언과 장면이 단순한 부부 다툼이 아니라, 한쪽의 희생을 전제로 굴러온 관계 구조의 문제라는 점을 선명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복싱 선수 출신이다. 남편 배영길은 라이트플라이급 한국 챔피언, 아내 유희정은 슈퍼플라이급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가졌다. 김해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며 두 아들을 키웠고, 2013년 JTBC 휴먼다큐 '당신의 이야기'에 '세계 최초 챔피언 부부'로 두 어린 아들과 함께 출연했다(2013년 5월 20일 방송).


그때도 아내는 자신의 시간이 없고, 돈을 벌어도 정작 자신이 쓸 수 있는 돈이 없다며 힘겨움을 털어놨다. 13년 전 다큐에서 이미 드러난 어려움이 지금까지 이어진 셈이다. 2024년 9월 2일에는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에 '스파링 부부'로 출연했다. 결혼지옥 당시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눈물을 보였다.


다큐, 결혼지옥, 이혼숙려캠프까지 세 차례 방송을 거치는 동안 관계는 개선되지 않았다. 아내를 걱정한다던 남편의 눈물이 실제 배려로 이어졌는지, 전문가와 MC들의 진단 속에서 두 사람이 35년의 종속 구조를 바꿀 수 있을지가 이번 회차의 관전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