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서버 압수수색
- 선관위 서버 압수수색


6·3 지방선거 당시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확보한 전자정보를 토대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의사결정 과정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전날 중앙선관위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완료했다. 앞서 합수본은 지난 11일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등 7개 기관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당초 자료 규모가 방대해 수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작업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 대상에는 내부 결재 문서와 공문, 직원 간 메신저 대화 내용, 각종 전자기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투표용지 인쇄 수량 결정 과정과 선거 당일 대응 상황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선관위가 투표용지를 유권자 수의 50% 수준만 인쇄하기로 결정한 배경과 해당 결정이 어떤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가 핵심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
내부 메신저 결재 기록 집중 분석


합수본은 현재 압수한 서버 자료를 분석하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게 된 전 과정을 재구성하고 있다. 내부 메신저 기록과 결재 내역을 통해 실무진이 사전에 문제를 인지했는지, 부족 사태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수사팀은 단순한 행정 착오인지, 위험성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 또는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만약 내부에서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묵살되거나 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책임 소재 규명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무진 조사 후 윗선 수사 확대


합수본은 확보한 자료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계자 소환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우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서초·강남·광진·동작구 선관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사팀은 현장 실무자들의 진술을 통해 선거 당일 상황을 재구성하고 투표용지 수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한 간부급 인사들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장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지역 선관위 관계자 등 10여 명이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 초기 단계인 만큼 노 전 위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는 당장 이뤄지기보다 실무진 조사 이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수본 조직 정비도 마무리 단계


수사 조직 구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내에 마련되는 합수본 사무실에서는 전산망 설치와 장비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이며, 경찰 측 파견 인력 구성도 완료된 상태다.


현재 경찰 수사관들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압수물 분류와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합수본은 다음 주 초까지 검찰과 경찰 인력을 한곳에 집결시켜 본격적인 합동 수사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검찰과 경찰이 동일 공간에서 자료를 공유하고 분석하게 되면서 수사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사의 핵심은 고의성 입증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선관위 관계자들이 단순한 행정 실수 수준을 넘어 선거 관리 책임을 방기했는지 여부다. 합수본은 압수수색 영장에 공직선거법 위반, 직무유기,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직무나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수사 관계자들은 당시 위험성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이를 무시하거나 방치한 정황이 확인되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책임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선관위 의사결정 구조 규명 주목


합수본은 향후 압수물 분석과 관계자 진술을 종합해 투표용지 인쇄 수량 축소 결정이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 선거 당일 부족 사태에 대한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을 집중 규명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는 단순히 투표용지 부족 원인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선관위 내부 의사결정 구조와 책임 체계를 검증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관리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선관위 운영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