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거북이처럼 전유준 박은주 모자
- 해피투게더 거북이처럼





해피투게더 거북이처럼은 KBS 2TV '해피투게더-혼자가 아니어서 좋아' 본선 무대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파이널에 올라 가장 오래 회자된 팀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 전유준과 어머니 박은주가 꾸린 거북이처럼은 그 변화의 의도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무대로 꼽혔다.



아들 전유준과 어머니 박은주는 본선 A조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섰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유준이 노래를 부를 때 가장 환하게 웃는다는 사실에서 모자의 무대는 출발했다. 박은주는 아들이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해한다고 말했고, 언젠가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기르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밝혔다.
무대에 오르기 전 대기 시간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드러났다. 긴장한 쪽은 어머니였고, 어린 아들이 오히려 엄마의 등을 토닥이며 다독였다. 보통의 모습과 반대인 장면이 먼저 눈길을 끌었다. 진행자가 유준에게 느린 것이 힘들지 않냐고 조심스레 묻자, 유준은 엄마와 함께라면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답했다.



전유준은 노래가 좋고 사람들이 박수를 많이 쳐줘서 행복하다고 자신의 목소리로 말했다. 박수받는 일이 즐겁고 어머니와 같이 가고 싶다는 마음을 스스로 전했다. 박은주는 아들의 느린 걸음을 기다려야 할 시간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준은 천천히 걸을 때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같은 속도를 설명했다.



거북이처럼이라는 팀 이름에는 어머니의 바람이 담겼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유준이 조금 느리더라도 남의 속도에 맞추기보다 자신의 방식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뜻이었다. 박은주가 팀 이름의 의미를 설명하자 스튜디오 공기가 잠시 먹먹해졌다.
느림을 결핍으로 규정하지 않고 아이의 걸음 그대로를 이름에 새긴 선택이었다. 모자가 함께 서기까지 쌓은 시간이 팀 이름 한 줄에 응축돼 있었다. 사연의 핵심은 유준이 직접 한 말에 있었다. 팀 이름에 담긴 의미를 들은 뒤 유준은 엄마랑 같이 천천히, 느리게 가면 다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겼다. 발달장애인의 삶을 부족함이나 극복의 언어로만 다루지 않고, 당사자가 느끼고 선택하는 방식에 귀를 기울이게 한 대목이었다. 프로그램이 말하려던 함께의 가치는 유준의 이 문장으로 충분히 설명됐다.



두 사람이 함께 부른 노래는 동요 '거북이처럼'이었다. 빠르게 도착하는 법이 아니라 서로의 보폭을 알아가는 가족의 시간을 노랫말과 팀 이름으로 잇는 선택이었다. 유준과 박은주가 목소리를 포갠 순간, 티 없이 맑은 하모니가 스튜디오를 채웠다. 노래는 기교로 승부를 거는 무대와 달리 두 사람이 지나온 시간을 그대로 들려줬다
노래가 흐르는 동안 스튜디오는 조용히 무너졌다. 유재석은 끝내 눈물을 훔쳤고,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유재석은 마음을 움직이는 느낌이 그대로 와닿았다고 짧게 말했다. 꾸밈을 덜어낸 한마디가 오히려 무대의 여운을 길게 남겼다.



노래 '거북이처럼'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사랑을 담았다. 느리게 걸어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곡 전체에 흘렀고, 유준이 말한 천천히 가면 다 볼 수 있다는 문장과 자연스럽게 맞물렸다. 선곡과 동행의 이유가 노래 안에서 하나로 모였다.



거북이처럼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파이널에 올랐다. 스페셜 MC 이효리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을 만나며 짝사랑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마음을 계속 내어주더라도 자녀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부모의 경험을 가리킨 말이었다.
파이널 진출은 노래 실력만 가린 결과가 아니었다. 두 사람이 함께 무대에 선 이유가 받아들여진 순간이었다. 박은주는 아들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스스로 살아갈 힘을 얻길 바랐고, 전유준은 어머니와 천천히 가면 더 많이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서로 다른 표현으로 같은 길을 선택한 모자의 마음이 다음 무대로 이어졌다.



파이널 무대는 2026년 10월 16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한강 파이널 스테이지로 꾸려졌다. 거북이처럼은 최종 무대에 오른 여섯 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본선에서 만장일치를 받은 모자가 마지막 무대에서 다시 동요 '거북이처럼'의 정서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