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상 발사체 발사 미사일
- 북한 미상 발사체 발사



북한이 11월 4일 오전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공지했다. 군 당국은 발사체의 종류와 발사 지점, 비행거리 등 구체적인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첫 공지에는 발사 시각과 발사 수량, 탄종이 담기지 않았다. 탄도미사일 여부는 합참의 추가 분석을 거쳐 정리된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체를 쏜 것은 10월 29일 원산 일대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엿새 만이다.
북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로 판명되면 10월 31일 이후 나흘 만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된다. 북한은 10월 31일 전술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산포전투부, 즉 집속탄 탄두의 전투적용성과 위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진행했고, 11월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결과를 공개했다. 합참은 당시 북한이 평안북도 정주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미사일을 쏜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뉴시스는 군이 당시 발사 사실을 실시간으로 공지하지 않은 배경으로 낮은 고도와 짧은 사거리에 따른 신중한 제원 분석을 들었다.



북한 미상 발사체 발사 시점은 미국 중간선거 투표일과 맞물렸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1월 3일 중간선거 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시간 4일 오전 발사가 이뤄졌다. 이번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이데일리 등 언론은 선거일에 맞춘 발사라는 점을 들어 미국을 겨냥한 군사적 메시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합참 발표가 나온 오전 10시께는 미국 동부 기준 3일 오후 8시께로, 각 주의 투표 마감이 이어지던 시간대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10월 29일부터 일주일 사이 네 번째 무력시위다. 첫 발사는 10월 29일 오후 12시 30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이뤄졌고, 단거리탄도미사일 10여 발이 동해상으로 날아갔다. 합참은 당시 미사일들이 약 250㎞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음 날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의 사격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은 10월 31일 전술탄도미사일용 집속탄두 위력평가시험에 이어 11월 2일 전략순항미사일의 집속탄두 위력평가시험과 수직타격비행특성시험을 진행했다. 탄도미사일 시험 이틀 만에 집속탄두 적용 대상을 순항미사일로 넓혔다. 10월 30일 공개된 사격훈련에는 600㎜ 방사포와 순항미사일, 자폭무인기가 동원됐고, 한국군 최전방소초(GP)와 한미 지상무기를 형상화한 표적을 공격하는 장면도 담겼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10월 초부터 이어졌다. 북한은 10월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극초음속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10월 12일에는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일부는 900㎞ 이상 비행했다.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중거리급 미사일과 단거리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시험이 차례로 이어진 흐름이다. 10월 3일부터 11월 4일까지 북한이 공개하거나 군이 포착한 발사만 여섯 차례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10월 31일 시험한 전술탄도미사일용 집속탄두가 약 12~13정보의 표적 구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정보는 약 9917㎡로 대략 1㏊에 해당한다. 집속탄두는 하나의 탄두 안에 여러 개의 자탄을 넣어 공중에서 흩뿌리는 방식으로, 넓은 지역에 분산된 병력과 군사시설을 한꺼번에 공격하는 데 쓰인다. 민간인 피해가 커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무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월 3일 미사일총국이 전날 전략순항미사일 산포전투부 위력평가시험과 수직타격비행특성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전투부연구소는 "중형산포전투부로 5~6정보의 표적 구역을 초강력 밀도로 초토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증하였다"고 발표했다. 5~6정보는 축구장 7~8개 면적이다. 시험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이자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인 김정식 대장이 지도했다.



북한 미사일총국 순항미사일체계연구소는 순항미사일의 말기기동 특성을 향상해 "대상물에 대한 수직타격 능력을 완성하였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에는 미사일이 바다 위에 자탄을 퍼뜨리는 장면과 포병진지·탄약고 등을 본뜬 시설을 거의 수직으로 타격하는 장면이 담겼다. 북한은 두 차례 집속탄두 시험 사실을 노동신문 등 주민용 대내 매체에는 싣지 않았다. 미사일총국은 해당 시험을 "전투체계들의 위력 증대를 위한 정상적인 과학연구 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연쇄 시험에 대해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11월 3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간 현재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속탄 시험에는 "북한이 주장하는 기술을 압도하는 정밀타격 능력과 관련 무기체계를 이미 20년 전에 개발해 구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 순항미사일 발사를 실시간으로 공지하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장도영 공보실장은 "특정 발사체의 포착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우리 군의 감시능력을 북한에 노출하는 결과를 초래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합참은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는 포착 즉시 언론에 알리지만, 순항미사일 등 다른 발사체는 실시간으로 발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11월 4일 발사는 합참이 '미상 발사체'로 즉시 공지했다.



북한 순항미사일 탐지 능력에 대해 장도영 공보실장은 "순항미사일은 속도가 느리고 저고도로 지형을 우회하는 특성이 있다"며 북쪽 먼 지역에서 쏘면 지구 곡률 등으로 탐지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북한이 우리 쪽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충분히 탐지 및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시험에 대해 "현 정세를 대응하기 위한 억제력을 과시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잇따른 발사 배경으로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도 거론된다. 정부는 9월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우리 군 장병 지뢰 폭발 사고를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은 책임을 부인했고, 정부가 10월 23일 제안한 군사당국 회담에도 호응하지 않고 있다. 군사 대화 채널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미사일과 방사포 발사가 이어지고 있다. 회담 제안 엿새 뒤인 10월 29일부터 발사가 몰렸다.
북한 집속탄 시험의 의도에 대해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한국 군의 군사시설 터널 입구, 포병진지, 탄약고 등 다양한 시설을 대상으로 집속탄 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수직타격 능력에 대해서는 "수평·사선 방향으로는 공격하기 어려운 한국군의 지하 시설, 터널 입구 등의 표적을 정밀 타격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중력 가속도로 탄착 직전 속도를 높여 파괴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북한의 재래식 전력 강화를 두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방 발전 5개년 계획 하에서 핵 능력뿐 아니라 재래식 전력도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 측면에서는 핵보유국으로 존중받으며 핵군축 협상을 하자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짚었다. 11월 4일 발사체의 종류와 비행거리는 합참의 분석을 거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