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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연 작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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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포대믹 2026. 11. 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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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4
정하연 작가 별세

정하연 작가 별세

- 정하연 작가 별세

 

정하연 작가 별세

한국 대하사극의 대표작을 집필한 정하연 작가가 향년 8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장녹수’, ‘왕과 비’, ‘명성황후’, ‘인수대비’ 등 굵직한 역사 드라마를 통해 한국 사극의 한 시대를 이끌었던 작가의 부고에 방송계와 시청자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배우 채시라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채시라는 “며칠 사이 또 한 분의 거장이 가셨다. ‘왕과 비’와 ‘인수대비’ 정하연 작가님”이라며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충격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얼마 전부터 연세가 많이 드셨을 텐데 뵙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소식을 보고 충격과 후회가 밀려온다”고 전했다.

 

채시라는 정하연 작가와 함께했던 특별한 인연도 회상했다. 드라마 ‘왕과 비’를 통해 처음 만났을 당시 정 작가는 채시라에게 “언젠가 인수대비 이야기를 쓸 건데 ‘미망’을 보면서 그때부터 인수대비 역할은 채시라 씨로 정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출연 결심을 굳혔다는 채시라는 13년 후 드라마 ‘인수대비’를 통해 다시 같은 작가와 같은 인물을 연기하게 됐다. 그는 “같은 작가와 같은 배역을 일생에 두 번이나 만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얼마나 큰 의미인지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또한 매주 대본 연습 때마다 직접 찾아와 함께 대본을 읽던 정 작가의 모습을 떠올리며 “멋진 캐릭터를 그려주셔서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마지막으로 “평생 매주 대본 쓰시느라 얼마나 애를 많이 쓰셨느냐. 이젠 머리도 마음도 편히 쉬시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정하연 작가 프로필

정하연 작가는 1944년 황해도 안악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연희극예술연구회에서 활동했으며, 196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희곡 ‘산울림’이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연극과 영화, 라디오 드라마, TV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초기에는 희곡과 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극작가로 활동했다. 이후 ‘전설의 고향’, ‘TV 문학관’ 등 방송 작품을 거쳐 본격적인 드라마 작가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역사적 인물과 권력 관계를 중심으로 한 대하사극을 잇달아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장녹수’부터 ‘왕과 비’·‘명성황후’까지 대표작

정하연 작가를 대표하는 작품은 1995년 방송된 ‘장녹수’다. 조선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궁중의 권력 다툼과 인물들의 욕망을 그리며 사극 작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후 ‘조광조’(1996), ‘왕과 비’(1998~2000), ‘명성황후’(2001~2002), ‘신돈’(2005~2006), ‘인수대비’(2011~2012) 등을 집필했다.

 

특히 ‘왕과 비’는 조선 세조 시대부터 연산군 시기까지 이어지는 왕실과 정치 세력의 갈등을 긴 호흡으로 다룬 작품이다. 궁중 권력의 변화 속에서 인물들이 보여주는 선택과 대립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이 작품으로 정 작가는 1999년 KBS 연기대상 작가상과 2000년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가상을 받았다.

 

‘명성황후’ 역시 조선 말기 격변하는 시대와 왕실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을 그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신돈’에서는 고려 말 공민왕과 승려 신돈을 중심으로 개혁과 권력의 충돌을 다뤘으며, ‘인수대비’에서는 조선 왕실 여성의 삶과 권력 관계를 조명했다.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인물의 욕망과 갈등을 입체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정하연 작가 작품의 특징이었다.

 

현대극과 문화사 드라마까지

정하연 작가는 사극에만 머물지 않았다. ‘춤추는 가얏고’, ‘모래 위의 욕망’, ‘욕망의 바다’, ‘아내’, ‘달콤한 인생’, ‘욕망의 불꽃’ 등 현대극도 집필했다. 역사극에서는 왕실과 정치 권력의 갈등을 다뤘다면 현대극에서는 가족과 부부 관계, 사랑과 성공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2004년 EBS 문화사 시리즈 ‘명동백작’과 2005년 ‘지금도 마로니에는’도 고인의 작품이다. 서울 명동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문화예술인과 1960년대 청년들의 삶, 당시 사회와 대학가의 풍경을 조명했다. 연극 무대에서 출발해 시대극과 현대극, 문화사 드라마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 셈이다.

 

정하연 작가의 마지막 드라마는 2018년 방송된 MBC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다. 1968년 등단 이후 약 50년 동안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남기며 한국 방송극 발전에 기여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월 4일 엄수될 예정이다. ‘왕과 비’, ‘명성황후’, ‘장녹수’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은 정하연 작가. 오랜 시간 대본을 쓰며 한국 드라마에 남긴 발자취는 작품을 통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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