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명인 정민서 나이 | 이웃집 백만장자 김치명인
- 김치명인 정민서





김치 명인 정민서는 2025년 12월 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대한민국식품명인 제100호다. 지정 당시 농식품부 자료에 적힌 나이는 50세로, 대한민국 김치 명인 7명 가운데 가장 젊다. 2009년 김치 제조에 전념하려고 평창으로 옮겼고, 김치 분야에서만 20년 넘게 일했다. 지금은 평창꽃순이(주)농업회사법인 이사로 공장을 이끌고 있다. 11월 4일 밤 9시 55분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 출연해 사업 이야기를 공개한다.



정민서의 첫 사업은 김치가 아니라 청바지였다. 30대 초반에 이미 10억 원의 자산을 모았고, 한 해 수입만으로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을 만큼 장사가 잘됐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벽돌처럼 두꺼운 고객 리스트 덕분이었다"고 답했다. 수많은 청바지 매장 사이에서 손님이 유독 이 가게로 몰린 이유가 그 명부에 있었다. 손님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만든 이 비밀 명부의 내용은 이번 방송에서 공개된다.
정민서의 인생을 바꾼 것은 어머니의 한마디였다. 평창에 부도난 김치 회사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는데, 눈앞에 있던 것은 '귀곡산장'을 떠올리게 하는 낡은 폐공장이었다. 그럼에도 망설이지 않고 인수를 결정했다. 청바지 장사로 익힌 사업 감각에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손맛을 더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소식을 듣고 직접 평창 현장을 둘러본 뒤 곧바로 내린 결정이었다.



정민서가 믿은 손맛은 4대에 걸쳐 내려온 것이다.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에도 일본어를 익혀 가며 요리를 공부했고, 어머니는 장류와 반찬을 만들어 팔며 홀로 세 딸을 키웠다. "너희 엄마는 지푸라기로 요리해도 맛있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는 기억처럼, 어머니의 반찬은 입소문을 타고 재벌가에서도 주문이 들어올 정도였다. 어린 정민서는 어머니를 도와 대치동 고급 아파트까지 반찬을 배달했고, "어린 마음에 너무 창피했다"고 돌아봤다.



정민서가 평창에 처음 나타났을 때 조용한 시골 마을은 술렁였다. 당시 유행하던 배꼽티에 도시 차림으로 등장한 젊은 여성 사업가를 두고 주민들은 시선을 떼지 못했고, "얼마나 버티나 볼까?", "라면이나 제대로 끓이겠어?"라며 수군댔다. 의심 섞인 시선이 쏟아졌지만 정민서는 흔들리지 않고 김치 공장 문을 열었다. 편견과 부정적인 반응 속에서 귀곡산장 같던 폐공장을 다시 돌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정민서가 세운 전략은 단순했다. 좋은 김치만 만들면 판매는 저절로 따라온다고 믿었다. 하지만 요리 솜씨와 회사 운영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청바지 사업으로 번 돈은 물론 대출금까지 모두 공장에 쏟아부었지만, 팔리지 않은 김치는 냉장고에 계속 쌓여 갔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손맛에 대한 자신감만으로는 소비자를 찾을 수 없었고, 김치를 만들수록 쌓이는 재고가 늘어났다.



정민서가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에 떠안은 손실은 20억 원에 달했다. 100톤이 넘는 김치를 그대로 버려야 했던 순간도 있었다. 정민서는 당시를 떠올리며 "앞이 캄캄하다는 말을 그때 실감했다"고 털어놓았다. 청바지 사업으로 번 돈과 대출금이 모두 묶인 상황이었다. 막대한 손실 앞에서도 공장을 정리하는 대신 다시 김치에 매달리는 쪽을 택했고, 이 재도전이 지금의 평창꽃순이로 이어졌다.



정민서의 평창꽃순이는 지금 연간 약 2,500톤, 김치 100만 포기를 생산한다. 직접 소유한 배추밭은 5만 평, 공장은 7,000평 규모다.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는 서장훈과 장예원이 이 공장을 찾아 대량 생산 과정을 살핀다. 해발 600~800m에서 자란 평창 고랭지 배추와 100% 국내산 농산물을 원료로 쓴다. 20억 원을 잃고 100톤이 넘는 김치를 버렸던 공장이 지금은 김치 명인의 생산 기지가 됐다.
정민서는 공장 설비에도 직접 손을 댔다. 직원들이 칼로 배추 밑동을 자르다 어깨와 손목을 다치는 일을 줄이려고 절단 기계를 만들었고, 절인 배추는 네 차례 세척을 거친다. 크림빵에 크림을 채우듯 배추 속에 양념을 넣는 기계도 있다. 강원도 북어김치에서 착안해 북어 대신 황태를 넣은 황태김치가 이 공장의 대표 상품이다. 정민서는 "전통의 맛을 지키되 현대 기술을 활용해 일정한 맛을 꾸준하게 낼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민서를 명인으로 만든 것은 겨자김치다. 토종 갓씨와 갓잎을 갈아 만든 겨자장을 배추에 버무리는 김치로, '농정회요'와 '조선요리법' 등 옛 조리서에 남은 방식을 복원했다. 겨자장을 직접 담가 밀봉 숙성하는 방식이 명인 지정 심사에서 인정받았다. 방송에는 어머니가 차린 나물 밥상도 나오는데, 나물을 맛본 서장훈은 "향후 10년간은 못 먹을 맛"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녹화만 아니면 대접에 나물들 다 넣어서 비벼 먹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민서 명인의 김치는 '평창꽃순이' 브랜드로 판매된다. 공식 쇼핑몰에서 택배로 주문할 수 있으며, 판매사 이름은 평창꽃순이(주)농업회사법인이다. 대표 상품은 겨자김치, 특허를 받은 호박겨자김치, 황태김치, 포기김치, 총각김치다. 호박겨자김치는 겨자즙에 호박을 더해 노란 빛깔과 은은한 단맛을 낸다. 황태김치는 찹쌀풀 대신 감자풀을 쓰고, 평창 고랭지 배추로 담가 아삭한 식감을 살렸다.
평창꽃순이 김치는 홈쇼핑에서도 판매됐다. 2026년 7월 14일 홈앤쇼핑 첫 방송에서는 황태김치·호박겨자김치 각 2.5kg에 총각김치 2kg을 묶은 구성과 황태김치 7kg 단일 구성이 각각 3만 9,900원에 나왔다. 해썹(HACCP) 인증과 평창군수 품질 인증을 받았고, 감자로 쑨 풀과 대관령 황태, 신안 천일염, 새우젓을 쓴다. 우수 문화상품으로도 지정됐다.



정민서 명인의 공장은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하송정길 200-10에 있다. 공장 외벽에는 안이 들여다보이는 큰 창을 냈는데, 체험과 구매를 위해 찾아온 손님이 김치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게 한 설계다. 공장에서는 김장 김치 체험 신청도 받는다. 양념에는 설탕 대신 수국차를 넣고, 다시마·보리새우·표고버섯을 직접 동결 건조해 가루로 만든 천연 조미료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