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특검법 상정 | 조작기소 특검법이란
- 조작기소 특검법 상정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하고 본회의 처리를 추진하면서 여야 간 대치가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 등의 조작수사와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강조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이른바 '대통령 죄 없애주기 특검'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논란이 된 공소취소 관련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음에도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예고하면서 11월 5일 본회의를 둘러싼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논란은 11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본격화됐다. 법사위는 서영교 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민주당 주도로 상정해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회부했다.
법안 상정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 진행 방식과 특검법 처리에 항의했다. 당초 예산안 심사를 위해 예정된 회의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특검법을 추가했다는 이유에서다. 서영교 위원장은 예산안 심사를 먼저 진행한 뒤 법안 논의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하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야 간 고성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결국 오전 10시 35분께 전원 퇴장했다. 이후 민주당은 단독으로 예산안 제안설명과 특검법 상정 절차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법사위 간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기소 적정성을 판단하는 것은 심각한 이해충돌이라고 주장했다.



조작기소 특검법의 핵심은 윤석열 정부 당시 수사기관의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독립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다. 수사 대상으로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총 12개 사건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8개 사건이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적 논란이 커졌다. 민주당은 해당 사건들의 수사 과정에서 진술 회유와 증거 왜곡, 강압수사 등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은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진술 회유 의혹이 제기됐다고 주장해 왔다. 올해 4월 국정조사에서도 관련 녹취와 수사 과정의 문제점이 거론됐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다만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기존 사건의 혐의가 조작됐거나 피고인에게 무죄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는 향후 특검 수사와 사법 절차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특검법의 가장 큰 쟁점은 공소취소 권한이었다. 공소취소란 검사가 이미 법원에 제기한 형사재판의 공소를 취소하는 절차다. 기존 법안에는 특별검사가 기존 사건의 공소 유지 여부에 관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8일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과 처분에 관한 권한을 삭제하고 진상규명에 집중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제시됐다. 민주당은 이를 반영해 수정안에서 공소취소 관련 조항뿐 아니라 기존 사건의 이첩 요구권까지 삭제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수사 과정의 진술 회유와 증거 왜곡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소취소 관련 권한을 삭제한 만큼 기존 재판에 개입하려는 법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공소취소 조항을 삭제하더라도 다른 경로를 통해 기존 재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관련 사건이 다수 포함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것 자체가 공정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4일 법사위 상정에 이어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 심사를 진행하고, 5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조작기소 의혹을 둘러싼 국정조사 결과를 실제 수사와 책임 규명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필리버스터는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이 장시간 토론을 이어가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무제한 토론 제도다. 다만 국회법에 따라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무제한 토론을 종결할 수 있어 의석수와 표결 결과가 법안 처리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특검법 추진을 반헌법적 의회 운영이라고 비판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동혁 대표 역시 특검법을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작기소 특검법 논란은 단순한 특검 도입 여부를 넘어 검찰 수사의 위법성을 어디까지 조사할 수 있는지, 현직 대통령 관련 사건에서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기존 형사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하지 않을 수 있는지라는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민주당이 공소취소와 사건 이첩 관련 권한을 삭제한 수정안으로 국민적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실제 법안 처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향후 정국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