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법적비용 제외 | 대출금리 전가 금지
- 대출금리 법적비용 제외


오는 7월부터 은행이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험료, 서민금융 출연금 등 각종 법적 비용을 가산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개정 은행법이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부담해야 할 법정 비용을 차주에게 전가하는 관행을 막아 실질적인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 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7월 1일부터 개정 은행법과 시행령을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은 은행이 신규 대출이나 기존 대출을 갱신할 때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등 법적 비용을 대출금리 산정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 보증기금 출연금도 보증부 대출에 한해 일부만 반영할 수 있으며, 비보증부 대출에는 전면 반영이 금지된다. 올해부터 인상된 금융·보험업자의 교육세율 증가분 역시 대출금리에 포함할 수 없다.


그동안 은행권은 이러한 법정 비용을 가산금리에 포함해 차주에게 부담을 넘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개편으로 대출금리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법적 비용이 제외되면 평균적으로 약 0.2%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제 가산금리 산정 구조가 바뀌면서 신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일정 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최근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모기지보험(MCG·MCI) 가입을 제한하기로 했으며, NH농협은행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다. 우리은행 역시 주택담보대출 대표 상품의 우대금리 적용을 종료하면서 일부 상품의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예정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정책을 동시에 시행하면서 법적 비용 제외에 따른 금리 인하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가 대출금리 산정의 합리성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지만 소비자가 당장 체감할 만큼 금리가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은행이 법적 비용을 가산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더라도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자체적인 금리 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차주에게 적용되는 실제 금리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서만 4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대출 수요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은행들이 개정 법령을 제대로 준수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며, 은행들은 연 2회 이상 자체 점검과 기록 관리 의무도 이행해야 한다. 이번 제도는 은행이 부담해야 할 법적 비용을 차주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한 첫 제도적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실제 금리 인하 효과는 향후 은행들의 우대금리 운영과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