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0세 여아 납치 살인사건 살해 사건 꼬꼬무
- 부산 10세 여아 납치 살인사건


1994년 부산에서 발생한 10세 여아 납치·살인 사건은 당시 대한민국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린 강력 사건으로 남아 있다. 피해자는 10세 초등학생 은지(가명)이었으며, 아이를 유인한 인물은 가족들이 믿고 있던 이종사촌 언니 나경애(가명)였다.


나경애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촌동생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한 뒤 준비된 차량에 태워 데리고 갔다. 가족들은 아이가 돌아오지 않자 곧바로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과 주민들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지만 피해자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가 이어지던 가운데 경찰은 나경애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나경애의 거처에서 피해 아동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단순 실종이 아닌 계획적인 납치·살인 사건으로 드러났다. 잔혹한 범행 수법은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체포된 나경애는 조사 초기 "제가 죽인 것이 아니다"라며 범행을 부인하거나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신이 자신의 거처에서 발견된 만큼 경찰은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갔다.


조사를 받던 나경애는 예상치 못한 진술을 내놓았다. 혼자 범행한 것이 아니라 공범이 세 명 더 있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나경애는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 유미진(가명)과 전 남자친구 조현우(가명) 등을 공범으로 지목하며 범행을 함께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조현우가 범행 차량을 준비했고 여러 사람이 유괴 과정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단독범행에서 조직적인 유괴살인 사건으로 확대됐다. 경찰은 나경애의 진술을 토대로 추가 용의자들을 긴급 검거하며 수사를 확대했다.


체포된 용의자들은 하나같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현우는 자신이 금품을 노리고 범행에 가담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고, 다른 용의자는 나경애와 친분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미진은 사건 당시 학교에서 타자시험을 치르고 있었다며 시험지를 증거로 제출해 알리바이를 내세웠다.


실제 시험 기록에는 높은 타자 속도가 적혀 있었고 당시에는 유력한 무죄 근거로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나경애의 진술과 공범들의 알리바이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사건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가려야 하는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재판은 127일 동안 이어졌고 약 90명의 증인이 법정에 출석했다. 가장 큰 쟁점은 유미진의 타자시험 알리바이였다. 처음에는 유미진이 직접 시험을 봤다고 진술했던 친구 박경희(가명)는 법정에서 위증 책임을 고지받은 뒤 "유미진의 부탁을 받고 대신 시험을 봤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른바 대리시험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미진이 제시했던 알리바이는 신뢰를 잃게 됐고 공범들의 주장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재판 과정에서는 네 사람의 관계와 사건 당일 행적을 둘러싼 다양한 증언이 이어졌지만 진술은 끝까지 엇갈렸다.


재판 과정에서 나경애는 자신의 죄는 인정하지만 공범들도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목된 인물들은 끝까지 억울함을 호소했다. 재판부 역시 서로 다른 진술과 부족한 물적 증거 속에서 사실관계를 판단해야 했다.


이후 이 사건은 당시 경찰의 강압적인 조사와 진술 중심 수사가 사건의 진실 규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진술 번복과 공범 논란이 반복되면서 사건은 지금까지도 대표적인 미해결 논쟁 사건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