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사과 방문 | 배재고 야구부 5.18 묘지 참배
- 배재고 방문 사과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조롱성 응원으로 사회적 공분을 산 배재고 야구부가 결국 광주를 직접 찾아 공식 사과에 나선다. 한 차례 방문이 무산됐던 가운데 학생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 교직원까지 함께 광주를 방문해 사죄의 뜻을 전하며, 논란 이후 이어진 징계와 사과문 진정성 논란까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6일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과 지도자,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 명은 광주를 방문해 광주제일고를 찾아 공식 사과할 예정이다. 방문단은 당시 부적절한 응원 구호가 나오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피해를 입은 광주제일고 선수단과 학교 측에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한다.


이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스포츠 정신과 공동체 의식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번 일정에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김대중 광주시교육감도 동행해 학생들에게 역사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배재고는 논란 직후에도 광주를 찾아 사과 의사를 전달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광주제일고 측은 학생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 아직 사과를 받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제일고 조윤채 감독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배재고 감독과는 통화했지만 선수들의 마음이 아직 닫혀 있다며, 선수들이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순히 형식적인 사과보다 진정성 있는 반성과 교육이 먼저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논란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시작됐다. 배재고 일부 학생 선수들은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해당 표현은 과거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한 지역 비하성 응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경기 도중 광주제일고 코치진이 즉각 항의했고 심판이 중재에 나서는 장면이 중계 화면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온라인에서는 스포츠맨십을 훼손한 행동이라는 지적과 함께 역사 인식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징계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면서 배재고는 청룡기 대회 2회전 출전이 무산됐고 상대 팀의 몰수승이 확정됐다.


협회는 이번 사안을 스포츠 정신과 공정성을 훼손한 중대한 행위로 판단했다. 또한 조롱성 응원을 주도한 학생 선수와 이를 제지하지 못한 지도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공정위원회를 열어 개인 징계 여부도 추가 심의하기로 했다.


한편 배재학당 총동창회는 징계가 과도하다며 협회에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공개 기자회견은 학부모들과의 논의 끝에 취소했다. 총동창회는 학생들이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적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면서도 피해를 입은 광주제일고와 광주시민에게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배재고는 사건 직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광주제일고 선수단과 학부모, 동문, 광주시민에게 사죄했다. 학교는 특별 인성교육 실시와 생활교육위원회 회부 등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공개된 경기 영상에서 여러 학생이 함께 응원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학교가 '일부 학생의 일탈'이라고 설명한 부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여기에 사과문 이미지에서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Gemini)' 사용 흔적으로 추정되는 표시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제기되면서 진정성 논란도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공식 사과문 작성 과정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학교 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인정한 바는 없다.


이번 광주 방문은 논란 이후 처음으로 피해 당사자와 직접 마주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육계에서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학생들의 역사 인식과 스포츠 윤리를 바로 세우는 교육이 병행될 때 비로소 이번 사태가 교훈으로 남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