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 홈플러스 파산 수순
-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결국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받으며 중대한 기로에 섰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이행할 수 있는 운영자금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회생절차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향후 14일 안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즉시항고할 경우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겨뒀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회생계획안이 현실적으로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 매각은 성사됐지만 잔존 사업부 인수·합병(M&A)이 이뤄지지 않았고, 영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매출은 감소하는 반면 급여와 물품대금, 세금 등 공익채권 부담은 크게 늘어난 점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특히 회생계획을 정상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0억 원 규모의 운영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이를 확보하지 못한 점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기업회생절차 폐지는 법원이 더 이상 기업의 정상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회생 절차를 종료하는 결정을 의미한다. 회생절차는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채무를 조정하고 영업을 지속하면서 정상 기업으로 회복하도록 돕는 제도다.


그러나 회생계획안을 실행할 능력이 부족하거나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기 어렵고,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법원은 회생절차를 폐지할 수 있다. 회생절차가 종료되면 기업은 일반적으로 파산 또는 청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이번 홈플러스 사례처럼 즉시항고 기간 내 새로운 자금 조달 방안을 제시하면 법원이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할 여지도 존재한다.


법원의 결정으로 홈플러스는 당장 청산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아직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다. 법원이 밝힌 대로 14일의 즉시항고 기간 안에 운영자금을 확보하면 회생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


현재 가장 큰 변수는 2,000억 원의 운영자금 조달 여부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수정안에서 기존 126개 점포를 67개 수준으로 줄이고 인력도 절반가량 감축해 약 1조2,0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내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계획만으로는 실제 회생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만약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자산 매각과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직원과 입점업체, 협력업체, 납품기업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김병주 회장이다. 홈플러스를 보유한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회사 차원의 보증은 가능하지만 김병주 회장의 개인 연대보증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회생절차 폐지가 현실화되면서 MBK는 김병주 회장의 연대보증 제공 의사를 공식적으로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긴급 운영자금 지원 조건으로 요구했던 사항 가운데 하나였다.


홈플러스는 입장문을 통해 고객과 임직원, 협력업체, 입점업체에 사과하면서 메리츠금융그룹에 운영자금 대출을 다시 요청했다. 반면 메리츠 측은 보증 조건이 충족될 경우 기존 에스크로 자금 1,000억 원은 집행할 수 있지만, 나머지 1,000억 원은 MBK가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홈플러스의 향후 운명은 앞으로 14일 동안의 자금 조달 성패에 달려 있다. MBK와 메리츠금융그룹이 운영자금 마련 방안을 놓고 합의점을 찾는다면 회생절차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추가 자금 확보에 실패할 경우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업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업 청산 사례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수만 명의 직원과 협력업체, 입점 상인들의 생계가 걸린 만큼 남은 2주가 홈플러스의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