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선 별세 | 강희선 성우 별세 대장암
- 강희선 별세


국민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서 봉미선(짱구 엄마)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던 성우 강희선 씨가 4일 별세했다. 향년 65세.



유족과 성우계에 따르면 강희선 씨는 이날 오전 2시 10분께 서울 노원구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에서 지병으로 투병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성우계는 물론 수많은 팬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경고등학교와 서울예술전문대학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원래 배우를 꿈꿨지만 대학 시절 목소리 연기의 재능을 인정받아 성우의 길로 들어섰다. 1979년 TBC 성우극회 10기로 데뷔했으며, 언론통폐합 이후 KBS 성우극회 15기로 활동을 이어가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우로 자리매김했다.



강희선 씨는 ‘빨간 머리 앤’, ‘베르사유의 장미’, ‘공각기동대’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에서 활약했으며, 특히 ‘짱구는 못말려’의 봉미선과 맹구 역을 맡아 전 세대의 사랑을 받았다.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현실감 있는 연기로 짱구 가족의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많은 시청자들에게 ‘국민 엄마’라는 별칭으로 기억됐다.



외화 더빙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남겼다. 샤론 스톤, 줄리아 로버츠, 미셸 파이퍼, 니콜 키드먼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의 목소리를 맡으며 1980~1990년대 외화 전성기를 이끌었다. 캐릭터와 배우의 개성을 세밀하게 분석한 연기력으로 ‘외화 더빙의 여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상 속에서 가장 친숙하게 만날 수 있었던 고인의 목소리는 지하철 안내방송이었다. 강희선 씨는 1996년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부산 지하철 14호선 안내방송을 맡으며 수많은 시민들의 출퇴근길을 함께했다. “이번 역은 시청역입니다”와 같은 익숙한 안내 멘트는 세대를 초월해 기억되는 목소리가 됐다.



고인은 성우들의 권익 향상에도 힘썼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KBS 성우극회장을 맡았고, 한국성우협회 수석 부이사장으로 활동하며 후배 양성과 성우계 발전에 기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상과 국무총리 표창 등을 수상했다.



생애 말년에는 암 투병이라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병마와 싸우는 와중에도 마이크를 놓지 않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기다리는 시청자와 청취자를 위해 녹음 작업에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서는 고인을 두고 “성우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누구보다 강했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한편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 엄수된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캐릭터와 안내방송을 통해 국민 곁을 지켜온 강희선 씨의 목소리는 이제 추억으로 남게 됐다. 팬들은 “우리의 영원한 짱구 엄마”, “지하철에서 들리던 목소리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