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지역화폐 | 박민규 국회의원 성과급 지역화폐 철회
- 성과급 지역화폐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국회의원이 근로자의 성과급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정치권과 노동계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소비 촉진 방안이라고 설명하지만, 노동계와 야권은 임금 지급 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노동자의 재산권과 소비 선택권을 제한하는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은 단체협약에 규정이 있거나 근로자의 명시적인 동의를 받은 경우 성과급 등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통화 이외의 수단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통화로 직접 전액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법률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일부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예외 규정을 활용해 성과급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요 취지로 제시했다. 최근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대기업들의 성과급 규모가 크게 늘어난 만큼, 성과급 일부가 지역화폐로 지급될 경우 지역 내 소비를 확대하고 소상공인 매출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일부 산업단지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급여 상당액을 해외로 송금하면서 지역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법안 추진 배경으로 언급됐다. 지역화폐를 활용하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해 경제 선순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노동계는 법안 발의 직후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근로자의 동의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사용자와 노동자의 힘의 차이 때문에 사실상 강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 노동자의 경우 인사평가나 계약 연장 등을 의식해 자유롭게 거부 의사를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국노총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는 정부 재정정책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노동자의 임금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실제 성과급 지급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 노조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성명을 통해 "성과급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개정안은 임금 지급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지역사랑상품권이 통화와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면 근로자의 성과급이 아니라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의 세비부터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이 먼저"라고 비판했다.


야권 역시 노동자의 소비 선택권 침해를 문제 삼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성과급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근로자 개인의 자유"라며 "지역화폐의 효과를 확신한다면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의 급여부터 지역화폐로 지급받으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도 "성과를 통해 받은 보상을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할지까지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은 과도한 통제"라며 "지정된 지역과 가맹점에서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소비 선택권을 제한하는 오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은 강제가 아닌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를 전제로 하는 만큼 선택권은 보장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성과급 일부에 한정되는 제도인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와 근로자 권익을 함께 고려한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