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버넘 | 앤디 버넘 영국 총리 확정
- 영국 총리 버넘


영국 집권 노동당의 새 대표로 앤디 버넘 하원의원이 선출되면서 차기 영국 총리로 확정됐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이후 노동당은 단독 후보로 나선 버넘을 새 대표로 선출했고, 버넘은 오는 20일 버킹엄궁에서 국왕의 정부 구성 요청을 받은 뒤 정식으로 총리에 취임할 예정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영국에서는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만큼 별도의 총선이나 대선 없이 정권 운영을 이어가게 된다. 취임 직후에는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첫 대국민 연설을 하고 새 내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 수락 연설에서 버넘은 "국민은 새로운 정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노동당의 변화와 단결을 강조했고, 스타머 정부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앤디 버넘은 영국 정치권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노동당 중진이다.


2001년부터 2017년까지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며 문화부 장관, 보건부 장관, 재무부 수석 부장관, 내무부·보건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2010년과 2015년 노동당 대표 선거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고, 이후 중앙정치를 떠나 2017년부터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을 맡으며 새로운 정치적 기반을 구축했다.


시장 재임 기간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교통 개선, 도시 재생 정책을 추진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고, 2024년 지방선거에서는 60%가 넘는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영국 북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는 의미에서 '북부의 왕(King of the North)'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버넘이 '북부의 왕'으로 불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코로나19 시기 중앙정부와의 갈등이었다. 당시 영국 정부는 맨체스터 지역에 강력한 봉쇄 조치를 시행하면서도 충분한 재정 지원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버넘은 중앙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북부 지역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생계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런던 중심의 정책 결정 구조에 맞서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았고, 이후 영국 북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특히 시장 재임 기간 지역 경제 성장과 일자리 확대 성과를 거두면서 행정 능력까지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넘의 정치 노선은 '기업 친화적 사회주의' 또는 '맨체스터주의(Manchesterism)'로 불린다. 기업 투자와 경제 성장을 적극 지원하면서도 복지와 공공서비스를 강화하는 실용적인 정책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총리 취임 이후에도 경제 성장 회복과 생활비 부담 완화, 주택 공급 확대, 의료를 비롯한 공공서비스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런던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하는 '사상 최대 권력 재분배'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맨체스터에 총리실 북부 조직을 설치해 주택과 교통, 지역 개발 등 주요 정책 결정 권한을 지방정부에 넘기겠다는 구상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새로운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새 정부 앞에는 적지 않은 과제도 놓여 있다. 영국은 최근 높은 생활비와 주택난, 낮은 경제 성장률, 국가부채 증가 등 복합적인 경제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의료와 공공서비스 개혁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안보 협력, 유럽 안보 환경 변화, 국제 분쟁 등 외교 현안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버넘이 스타머보다 다소 진보적이면서도 제러미 코빈 전 대표보다는 온건한 실용 노선을 지향하는 만큼 노동당 내부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지방행정에서 거둔 성과를 국가 운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앞으로 검증받아야 할 과제로 남는다. '북부의 왕'이라는 별명을 넘어 영국 전체를 이끄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버넘 정부의 첫 내각 구성과 경제 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